오후에, 광주천변을 끼고도는 차창너머로
비닐봉지와 낙엽들이
스산하게 날아오르며 부딪힌다.
올여름 긴 무더위와
100 년만에 찾아온 가을가뭄 등뒤에서
유유자적 저물어가던 가을이
때늦은 돌풍의 심술에 깜짝놀라
자리내주기를 서두를 모양이다.
내일은 또 "비" 일기예보까지 잡혀있는걸 보면 말이다.
요즘이야 딱이 농한기, 농번기랄 것도 없이
일년내내 비닐하우스가 있어 분주하다지만
내가 소뜯기고 깔비던 그해 가을 이맘때 쯤엔
깻대 콩대 수숫대 짚벼늘 등
든든한 땔감이 줄을서고
들어찬 곳간엔 풍성한 가을 웃음이 흘러나오던 그때
수렁논 귀퉁이 방죽가엔 물퍼낸 소리로 왁자지껄 이였다.
장염을 앓고난 남편의 회복이 더딘것 같아
제철 입맛 찾는다고
추어탕을 염두에 두고 양동시장 한바퀴를 돌아 나왔지만
결국에야 토종 자연산 미꾸라지를 만날 수 없었다.
하여 낚시바늘이 물린채인 갯장어 네댓마리를 사들고 오는 길이였다.
미꾸라지가 좋아하는 쇠똥과 메밀대를 방죽바닥에 우겨넣으면
뜰채 필요없이 진흙반 미꾸라지반이였다.
울긋불긋, 학독에 갈아낸 고추와 통들깨 된장 함께갈아
무우청시래기도 물론이지만 배추시래기까지 곁들여
고구마대,토란대 함께넣고 한솥 끓여내면 걸죽하니
구수하던 동네잔치 그 추어탕 맛은 어디에서도 찾을수가 없으니...
여름한철 시기놓칠세라 우리일에 늦어지는 품앗이 순번에 속상하고
물꼬싸움으로,
갈라지던 논바닥 보다, 더 마음갈라서고
쥐약 잘못놔 우리집 닭 죽어가던 분한 앙금까지
봄눈녹듯 스러지게 만들던 소박한 추어탕 잔치가 뚜렷이 남아있건만
2007호 앞집에 겨우 한사발
입맛에 맞을까 싶네요? 되레 걱정하며 건네는
추어탕 아닌 장어탕 한사발!
2006,11,8 김예복
비닐봉지와 낙엽들이
스산하게 날아오르며 부딪힌다.
올여름 긴 무더위와
100 년만에 찾아온 가을가뭄 등뒤에서
유유자적 저물어가던 가을이
때늦은 돌풍의 심술에 깜짝놀라
자리내주기를 서두를 모양이다.
내일은 또 "비" 일기예보까지 잡혀있는걸 보면 말이다.
요즘이야 딱이 농한기, 농번기랄 것도 없이
일년내내 비닐하우스가 있어 분주하다지만
내가 소뜯기고 깔비던 그해 가을 이맘때 쯤엔
깻대 콩대 수숫대 짚벼늘 등
든든한 땔감이 줄을서고
들어찬 곳간엔 풍성한 가을 웃음이 흘러나오던 그때
수렁논 귀퉁이 방죽가엔 물퍼낸 소리로 왁자지껄 이였다.
장염을 앓고난 남편의 회복이 더딘것 같아
제철 입맛 찾는다고
추어탕을 염두에 두고 양동시장 한바퀴를 돌아 나왔지만
결국에야 토종 자연산 미꾸라지를 만날 수 없었다.
하여 낚시바늘이 물린채인 갯장어 네댓마리를 사들고 오는 길이였다.
미꾸라지가 좋아하는 쇠똥과 메밀대를 방죽바닥에 우겨넣으면
뜰채 필요없이 진흙반 미꾸라지반이였다.
울긋불긋, 학독에 갈아낸 고추와 통들깨 된장 함께갈아
무우청시래기도 물론이지만 배추시래기까지 곁들여
고구마대,토란대 함께넣고 한솥 끓여내면 걸죽하니
구수하던 동네잔치 그 추어탕 맛은 어디에서도 찾을수가 없으니...
여름한철 시기놓칠세라 우리일에 늦어지는 품앗이 순번에 속상하고
물꼬싸움으로,
갈라지던 논바닥 보다, 더 마음갈라서고
쥐약 잘못놔 우리집 닭 죽어가던 분한 앙금까지
봄눈녹듯 스러지게 만들던 소박한 추어탕 잔치가 뚜렷이 남아있건만
2007호 앞집에 겨우 한사발
입맛에 맞을까 싶네요? 되레 걱정하며 건네는
추어탕 아닌 장어탕 한사발!
2006,11,8 김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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